[대법원 2021. 1. 21., 선고, 2018도5475, 전원합의체 판결]
출처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판시사항
‘임의적 감경’의 의미 / 임의적 감경사유의 존재가 인정되고 법관이 그에 따라 징역형에 대해 법률상 감경을 하는 경우, 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상한과 하한을 모두 2분의 1로 감경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 이러한 현재 판례와 실무의 해석이 여전히 타당한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다수의견] 필요적 감경의 경우에는 감경사유의 존재가 인정되면 반드시 형법 제55조 제1항에 따른 법률상 감경을 하여야 함에 반해, 임의적 감경의 경우에는 감경사유의 존재가 인정되더라도 법관이 형법 제55조 제1항에 따른 법률상 감경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나아가 임의적 감경사유의 존재가 인정되고 법관이 그에 따라 징역형에 대해 법률상 감경을 하는 이상 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상한과 하한을 모두 2분의 1로 감경한다. 이러한 현재 판례와 실무의 해석은 여전히 타당하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① 형법은 필요적 감경의 경우에는 문언상 형을 ‘감경한다.’라고 표현하고, 임의적 감경의 경우에는 작량감경과 마찬가지로 문언상 형을 ‘감경할 수 있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할 수 있다.’는 말은 어떠한 명제에 대한 가능성이나 일반적인 능력을 나타내는 말로서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할 수 있다.’는 문언의 의미에 비추어 보면 입법자는 임의적 감경의 경우 정황 등에 따라 형을 감경하거나 감경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것이고 그 권한 내지 재량을 법관에게 부여한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문언상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일상의 언어 사용에 가까운 것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법문과 입법자의 의사에 부합하는 이상,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허용되지 않는 유추해석에 해당하지도 않는다.한편 형법 제55조 제1항은 형벌의 종류에 따라 법률상 감경의 방법을 규정하고 있는데, 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는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유기징역형을 감경할 경우에는 ‘단기’나 ‘장기’의 어느 하나만 2분의 1로 감경하는 것이 아니라 ‘형기’ 즉 법정형의 장기와 단기를 모두 2분의 1로 감경함을 의미한다는 것은 법문상 명확하다. 처단형은 선고형의 최종적인 기준이 되므로 그 범위는 법률에 따라서 엄격하게 정하여야 하고, 별도의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이상 형법 제56조에서 열거하고 있는 가중ㆍ감경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성질의 감경사유를 인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유기징역형에 대한 법률상 감경을 하면서 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것과 같이 장기와 단기를 모두 2분의 1로 감경하는 것이 아닌 장기 또는 단기 중 어느 하나만을 2분의 1로 감경하는 방식이나 2분의 1보다 넓은 범위의 감경을 하는 방식 등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② 법률상 감경사유는 구성요건해당성, 위법성, 책임 등 범죄의 성립요건과 관련이 있거나 불법의 정도나 보호법익의 침해 정도 등과 관련 있는 사유들이 대부분이다. 입법자는 범죄의 성립 및 처벌과 관련된 중요한 사항들을 법률상 감경의 요건으로 정한 뒤 해당 요건이 범죄의 성립 또는 처벌 범위의 결정에 일반적으로 미치는 영향이나 중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필요적 감경, 임의적 감경으로 구별하여 규정하였다.위와 같이 필요적 감경사유와 임의적 감경사유가 구별되어 규정되어 있는 취지를 고려하면 그 법률효과도 명확히 구별되어야 한다.[대법관 이기택의 별개의견] 임의적 감경은 다음과 같이 새롭게 해석되어야 한다(이하 ‘새로운 해석론’이라 한다).다수의견은 ‘할 수 있다.’는 문언에 비추어 그 의미가 ‘하거나 하지 않을 수 있는 재량 내지 권한’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나 ‘할 수 있다.’라는 말은 문맥에 따라 추측, 능력, 가능성, 허가 등 다양한 의미를 나타내지만 그 기저에는 ‘잠재적 혹은 실제적 가능성’의 의미로 수렴한다.이와 같이 ‘할 수 있다.’의 의미가 다의적으로 해석되는 이상, 이를 입법자의 의사에 최대한 부합되게 해석해야 한다. ‘할 수 있다.’는 것은 감경을 ‘하는 경우의 범위’와 ‘하지 않는 경우의 범위’ 모두에 걸쳐서 선고형을 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 즉 감경을 하는 경우와 하지 않는 경우가 모두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두 경우의 범위를 합하여 처단형을 정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감경을 하지 않은 범위의 상한과 감경을 한 범위의 하한 사이의 범위가 임의적 감경의 처단형 범위가 된다. 이를 간단히 법정형의 하한만 감경된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새로운 해석론에 따른 임의적 감경 방식은 법관의 재량이 개입할 여지가 없이 감경한 구간과 감경하지 않은 구간을 합한 영역이 처단형 범위로 ‘당연확정’되고, 그에 따라 처단형의 범위는 감경하지 않은 구간의 상한과 감경한 구간의 하한이라고 보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법정형의 하한만 2분의 1로 감경하는 것과 동일한 결론에 이른다.
참조조문
헌법 제12조 제1항, 형법 제1조 제1항, 제25조 제2항, 제55조 제1항 제3호, 제56조, 제257조 제1항, 제258조의2 제1항, 제3항
참조판례
대법원 1991. 6. 11. 선고 91도985 판결(공1991, 1970), 대법원 2005. 9. 29. 선고 2005도6120 판결,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5131 판결,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7도14609 전원합의체 판결(공2019상, 1134)
전문
주문
이유
대법원장 김명수(재판장) 박상옥 이기택(주심) 김재형 박정화 안철상 민유숙 김선수 이동원 노정희 김상환 노태악 이흥구